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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시인의마을                                           일시 2003-12-03 23:17:21
  글제목  우종숙의 <말을 삼키다>

          말을 삼키다

               우 종 숙

내가 쓰고 있는 이라고

ㄴ 쓰기를 마칠 때

내가 쓴 글자들은 그대로

뻣뻣하게 식어가는 물체가 된다

글자는 숨쉬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리는 것이다

머리 속의 뜨끈한 생각의 덩어리가

얼음처럼 무겁게 종이 위에 내려 앉았다가

맛없게 해동된 쇠고기처럼

피도 물도 아닌

핏물이 줄줄 흘러 번지는 것이다

충혈된 붉은 눈물,

너무 뜨거우면 말이 불타버릴테지

불에 데인 화인처럼 박히는 말을 삼키고

타버린 생각의 재 속에서

타다 만 모음 자음을 주워

검은 글자를 컴퓨터에

언 손으로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말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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