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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완하                                           일시 2003-12-31 23:31:17
  글제목  홍미경의 <나는 맑다>

          나는 맑다

               홍 미 경

흰 쌀 속의 벌레 한 마리가

살눈을 떼어 먹고 있지는 않을까

벌레가 떨어져야 산다고 그래야 한다고

우유빛 쌀물에 비친 맑은 나는 말합니다

가련한 벌레들을 물에서 골라내는 것만큼이나

쌀눈이 꼭 붙어 있어야 건강하다고 그랬음 한다고

깨끗한 손결은 오늘도 스스럼없이 느낍니다

관심이 결여되어 생긴 벌레들을 연거푸 물먹이며

관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나는 여럿이 맑다

먹고 사는 것이 느릴 수 있다면

새벽부터 이 밥짓거리를 안 하여도 될런지

먹고 사는 것이 느릴 수 있다면

벌레들 도한 열아홉 끼니를 내게 좀 남겨 줄런지

생각에 칠분씩이나 늦어버린 나는 맑다

말없이 물위에 떠 있는 벌레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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