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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꽃잎                                           일시 2004-02-06 12:01:57
  글제목  푸른 돌은 가라앉지 않는다

푸른 돌은 가라앉지 않는다

누구도 쉽게 묻지 않았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친구는

갑자기 공부를 그만두고 취직을 하겠다고 했다

진눈이 내리던 겨울날

사람들 하나 둘 골목으로 사라지고

거리에 나부끼는 입간판들

시대의 갈 길을 가리키듯 돌아가고 있었다

끝내 오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다

테이블 아래 작은 수족관이 있는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해묵은 지난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며

우리들은 어느새 분위기를 틔워 나갔다

수족관 속에 자갈들을 보았다

언젠가 다시 던져보고 싶은 푸른 돌이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빈 잔을 따르며

우리는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고

지난날 얼마만큼 왔냐고 서로에게 물어보면

우리는 조용히 침묵을 지켜야만 했다

그것이 잘못된 지난날의 행보와 혁명의 노래였을지라도

우리는 단지 바뀌어야 할 것들을 위해 돌을 들었고

술병에 심지를 꽂듯 세상을 향해 불을 붙였지만,

세상은 언제나 바뀌어야 할 것들이

바꾸고 싶어 하는 것들을 먼저 바꿀 뿐

누구도 함부로 묻지 않았다

우리들의 또 따른 피안은

푸른 돌이 던져진 아스팔트 저 편,

어디쯤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대학시절, 우리는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뜨거웠고

가슴 속에 품고만 있으면 터질 것 같은

그런 젊은 나날이었으므로

푸른 돌이 깔린 저녁

속에서 차오르는 것들을 가라앉히며

막잔을 비우고 일어서는 친구들 앞에

수족관 속 푸른 돌을 집어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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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젊은 날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고 현재의 내 모습을 돌이켜 보게 만듭니다. 나를 부끄럽게만든 시군요. 그많턴 80년대 시들은 지금 어디에서 자고 있을까요. 건필하소서 04/02/08 메모 삭제 버튼
봄비 안녕하세요?
김희정 시인의 시가 좋아서 여기 들어 올때마다 읽어 봅니다.
오늘도 이 시를 읽으면서 좋다. 좋다. 하였지요.
그런데 욕심을 좀 내보자면 마지막 두행이 제겐 좀...
맨 끝행에서는 \'나는\' 이 없어도 될듯하고 위 내용에 비해서 \'살짝\'이란 말도 조금 어색한 느낌입니다.
또 바로 윗행에 \'푸른 돌을\' \'친구들을\' 에서는 을, 을,이 겹치고 있네요. 김희정시인의 실력이라면 더 좋은 시어를 찾으 실것 같아서 욕심을 내어 봅니다.
04/03/19 메모 삭제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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