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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성호                                           일시 2004-03-31 00:51:31
  글제목  어떤 외로움

어떤 외로움

신촌 어느 술집이라도 상관없었겠지만

굳이 내게 보여주고 싶은 분위기를 찾겠다며

어느 골목 끝자락의 왼편으로

친구는 나를 잡아끌었다.

술기운을 불러다 각자의 세상을 개탄하고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이 고기뿐이로구나 안타까워하며

그나마 반은 태워버려서

불 위로 남은 소주나 흘려 보내고 자리를 털었다.

예전에 우리, 시를 쓰겠답시고

모교의 뒤뜰에서

정석 표지의 딱딱한 뒷면 같은 데

어설픈 단어로 솔직했지 않았던가.

그 때는 그렇게

막연한 세상에 긍정하며 웃으며

꿈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었다

우리는.

이제 그대도 나도

더 이상 펜을 잡지 않는다

종이 위에는 부끄러워지는 것들만이

스러져 가는 꿈들만이 적히게 되어

아무래도 보낼 것 같지 않은 편지나 쓰고

보이지 않게만 손짓 할 뿐이다.

나는 언제나 메모지 위에

빈 습작을 남긴다

와서 보아줄 이 없는 작은 이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무슨 소용이랴

그대 보는 기술적 용어의 책장 사이에도

실험실의 계측용 컴퓨터 속 어딘가 에도

나 같은 그리움 두는가

아니 외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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