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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시인의 마을                                           일시 2004-04-03 23:50:24
  글제목  정현옥의 <그네를 탄다>

<시 아카데미>

         그네를 탄다

              정  현  옥

법동 초등학교 지붕에

초승달이 걸려 있다

키 큰 플라타나스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운동장 구석

다리를 저는 한 아이가

빈 그네를 밀고 있다

바람은 물구나무서기를 하다가

담장 너머로 멀어져 간다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함성

운동장을 돌다가

잠시 아이의 어깨에 내려앉기도 한다

벽돌담 아래 질경이 꽃이 피어 있다

검푸른 줄기가 담장 밑을 뒤덮고 있다

짓밟히고 짓밟혀도

허리 굽히지 않고 꼿꼿이 서있는 질경이 꽃

한 아이가 빈 그네를 밀고 있다

운동장 넓은 교정이 출렁이며

아이를 태운다

질경이 꽃

어둠을 밀치며 그네를 타고 있다

이 시를 쓴 정현옥씨는 시를 형상화하는 솜씨가 제법 빼어나다고 하겠습니다. 법동초등학교 교정에서 그네를 타는 한 아이와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교정의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서경적 요소가 강한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에서의 묘사란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이때 묘사는 설명이나 진술로 끝나서는 안 되고, 상징이나 은유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에 그려진 풍경 속에서 우리는 풍경 너머의 의미를 간파해내야 할 것입니다.

정현옥씨의 시 쓰기 솜씨는 4연에 이어서 5연으로 나아가며 더 빛이 납니다. 이 시의 4연에서는 그네를 타고 함성을 올리며 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의 발랄한 생동감을 '질경이 꽃'의 생명력과 동일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5연의 "운동장 넓은 교정이 출렁이며 / 아이를 태운다 / 질경이 꽃 / 어둠을 밀치며 그네를 타고 있다"에서 절묘하게 '아이'와 '질경이 꽃'이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아이가 빈 그네를 밀자 "운동장 넓은 교정이 출렁이며" 동적인 세계로 변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역설적으로 "질경이 꽃"이 "어둠을 밀치며 그네를 타고 있"는 것입니다. 비로소 인간의 세계와 자연이 하나로 동화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동심의 세계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 시는 바로 동심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세상의 활기찬 풍경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  완  하 / 시인·한남대학교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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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 정현옥씨 그네는 허공을 가로지르며 내 몸 싣고 새벽을 열고 있는데
그렇게도 질경이의 지켜보는 모습이 학창시절을 떠 올리게 한다.
텅빈 운동장을 가득 채울 시심으로 뜻 깊은 5월 여왕을 맞이 하십시오.
기회의 땅 광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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