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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동선                                           일시 2005-07-20 07:34:17
  글제목  디지털사진관 그녀

사랑같은 감미로운 단어들은

쉽사리 인화되지 않는다. 늘 약간의 노출 부족.

도망가는 비파소리를 모니터 아래 붙잡아 놓고

검은 올가미를 만든 그녀가

포토샵 속에 갇힌 낯선 죽음을 불러와

즐거웠던 날 곱게 차려입은 여인의 미소를 지워내고

화사한 봄날의 배경을 꼼꼼히 지우고,

철쭉꽃 저고리 위에 무채색 옷 갈아입힌다.

회색 바탕화면에 비파소리를 덧씌워

쓸쓸한 죽음을 전송한 후에야 늙은 조문객들은

밤을 새워 술잔을 기울일 것이다.

광마우스에서 스며 나온 붉은빛에

손등 위에 불거진 푸른 정맥이 도드라져 보인다.

모니터 가득 확대된 무표정한 눈빛속으로

어쩌면 시장통에서

어쩌면 수증기 자욱한 목욕탕에서

어깨를 스쳤을지도 모를 인연이 풀어진다.

꽃무늬 커피잔 가득 낯선 죽음을 덜어내어

서늘한 가슴 덥히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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