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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구성주                                           일시 2006-12-18 20:57:55
  글제목  길 건너 저승

길 건너 저승

은행나무 밑 평상에 앉아

껍껍한 눈을 문지르다가 눈곱을 떼어내 바지에 문지른다

그러고 보니 입안도 텁텁하다

어제는 분명 안 씻었고

그제는 귀찮아서 안 씻었고

그그제는 그냥 안 씻었고....

디스를 입에 물고 쓴 입을 다시며

길 건너 저승을 본다.

저승 마을 사람 몇이 아는 척 손을 흔든다.

소주에 삽겹살 구워났다며, 농익은 탁주 받아 났다며

밤새 마시자며

젓가락 한 짝만 들고 오라 재촉한다.

개중에

곧 돌려 줄듯이 이백 만원 빌려가더니

잘 있으라 인사도 없이 훌쩍 증발한 놈도 있고

천세 만세 살듯이 사슴피에 곰쓸개 싸게 먹어다며

실실 염장 질러대던 놈도 있고

어려울 때 찾아오라며 우정의 범례를 보여주다가

막상 찾아가니 세상 건방 다 떨던 놈도 있고

면면들을 둘러보다 다 타버린 담배에 손가락을 데인다

아이 씨 짜증내며 혓바닥을 내어 침을 바른다

한 순간이다

채 혓바닥도 넣기 전에

결별의 그 밤

시신경이 끊어 진, 실핏줄이 터져버린 그 밤

사랑하면 눈이 먼다는

그 코메디같은 미신을 고맙게도 확인시켜준

그래서 보름간 안과를 들락거리게 만들어준 그녀가 있다

아! ........

오늘은 아직 술기운이 남아 곤란하고

맛나게 생긴 멸치로만 골라서

앞 집 할머니가 준 오년 묵은 고추장을 종지에 담아

내 내일 건너 가리라

간만에 이도 두 번 닦고 목욕도 정갈하게 하고서

( 한번 또 써봤습니다. 시쓰기도 재미나네요. 결례가 아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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