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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완하                                           일시 2003-07-24 16:56:29
  글제목  조미경의 <엄마의 패션>

     엄마의 패션

          조 미 경

오늘도 어김없이 저기 푸른 논 사이로

보이는 등

머리엔 빨간색이 다 바래 자기 색을 잃고

흙투성이가 된 모자

작년에 내가 입다가 싫증나 버리려 했던 누런 셔츠

바지는 무얼 입었는지 전혀 보이지 않지만

난 알 수 있다

아마도 장날에 길거리에서 깎아 산

촌스런 파란색 트레이닝복

등 굽히고 뭘 하는지 한참을 쳐다봐도

허리 한번 펴지 않고 계속 일만 하시고

엄마, 엄마

부르며 달려가면

구부렸던 허리를 간신히 펴고

넘어진다고 천천히 오라고 손짓하신다

손짓하는 손 흙으로 범벅된 까만 손

반가워 안으려고 하면

옷 버린다고 저만치 가 있으라고 하신다

괜찮다고 한 번 안아 보자고 하면

공부하느라 피곤한데

집에 어서 들어가라고 등을 떠미시며

뒤돌아 한 쪽 가슴이 쌩해진다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왜 이렇게 멀기만 한지

다시 뒤돌아보면 어느새 누런 셔츠만이

바람에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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