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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완하                                           일시 2003-10-02 19:23:11
  글제목  서복지의 <호박꽃>

<주부시 아카데미>

김  완  하(시인/ 한남대학교 문창과 교수/ [시와정신] 편집인 겸 주간)

      호박꽃

           서복지

    

맑고 바람 한 점 없는 밤이다

낮을 떠돌던 수증기 지상으로 내려와 서리가 되었다

툭, 툭 아무 일 없다는 듯

서리 내린 새벽의 방죽을 가던 여자

방금 깨어난 꽃 속으로 허리 숙여 들어간다

피어오르는 노오란 달을 본다

잘 익은 호박 향기 나는 달을 딴다

달의 한 쪽 심장을 뚝 잘라 아침상에 올릴 범벅을 만든다

아이의 수저는 달을 퍼 올린다

달은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

호박꽃, 가장 낮은 자리에서 본다

서복지 님이 쓴 <호박꽃>은 평범한 소재인 ,호박꽃,을 풍부한 상상력에 의해서 매우 신선한 이미지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점이 바로 시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시의 탄탄한 시적 구성과 언어의 활용이라는 면을 살펴보면, 서복지 님의 시에 대한 노력이 상당한 경지를 열고 있다는 판단이 듭니다. 시적으로 이만큼의 단계에 이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볼 때 먼저 그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특히 이 시에서 2연의 “방금 깨어난 꽃 속으로 허리 숙여 들어간다 / 피어오르는 노오란 달을 본다”나, 3연의 “잘 익은 호박 향기 나는 달을 딴다 / 달의 한 쪽 심장을 뚝 잘라 아침상에 올릴 범벅을 만든다 / 아이의 수저는 달을 퍼 올린다 / 달은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는 대단히 뛰어난 시적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상이 무리 없이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도 듭니다.

다만 세 가지를 지적할 수가 있습니다. 첫째는 1연과 3연의 2행이 각각 너무 길어서 두 행으로 나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이 시의 계절 감각이 정확한가 하는 점인데, ‘서리’가 내리는 상황과 ‘호박꽃’이 피는 것이 어울리는가 하는 점입니다. 혹시 ‘서리’가 ‘이슬’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시에서 1연이 꼭 필요한가 하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시를 투고해 준 서복지 님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상에서 지적한 내용을 잘 파악하면서 좀더 열심히 시를 쓴다면 앞으로 훌륭한 시인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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