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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완하                                           일시 2019-09-14 14:24:07
  글제목  다시 쓰는 금강(3)/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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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


 

                신동엽(1930~1969)


 

백제,

옛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거름을 남기는 곳,

 

금강,

옛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정신을 남기는 곳

바람버섯도

찢기우면, 사방팔방으로

날아가 새 씨가 된다.

 

그러나

찢기우지 않은 바람버섯은

하늘도 못 보고,

번식도 없다

 

작은 밀알 하나이 땅에 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살고, 죽으면 더 많은 씨앗을 맺는 이법. 그 천고불변의 진실. 만고불변의 진리. 흐르는 것들은 모두 알고 있지. 이미 금강도 그것을 깨우쳐 시간을 껴안고 거침없이 흘러온 것이다. 금강에 나가 스쳐 지나는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거기 숱한 시련과 고통에 젖지 않고 달려오는 물소리 있다. 그 물소리 속 함성 끓어오른다. 함성 속 식지 않는 격정들 화살 되어 튕겨 오른다.

백제, 금강, 이곳은 망하고 썩어 정신을 남긴 곳. 백제 패망 후 그것은 썩어 거름을 남기고, 그 거름으로 새 역사 당차게 싹텄다. 아픔도 썩어 거름으로 남고, 금강 그것은 예부터 썩어 밀알로 땅에 박혔지. 바람버섯 하나도 갈가리 찢겨서야 비로소 제 가슴 어둠 벗고 천지사방 날아 새 씨로 묻힌다. 찢기지 않으면 풀잎도 다만 어둑 바위 곁 제 생을 지킬 뿐. 그것은 결코 하늘 보지 못하고, 제 족속도 일으켜 세우지 못하는 법이거늘.

김완하(시인.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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