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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완하                                           일시 2019-09-07 16:44:09
  글제목  다시 쓰는 금강(2)/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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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신동엽(1930~1969)

 

정신은

빛나고 있었다.

몸은 야위었어도

다만 정신은

빛나고 있었다.

 

눈물겨운 역사마다 삼켜 견디고

언젠가 또다시

물결 속 잠기게 될 것을

빤히, 자각하고 있는 사람의.

 

세속된 표정을

개운히 떨어버린,

승화된 높은 의지 가운데

빛나고 있는 눈,

 

산정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정신의

 

깊게. 높게.

땅속서 스며나오는듯한

말없는 그 눈빛.

이승을 담아버린

그리고 이승을 뚫어버린

, 인간정신미의

지고한 빛.

 

 

자고로 강은 하늘을 따라 길 열어왔다. 그 강 옆으로 마을을 펼치고. 마을은 사람을 낳았다. 그 사람 중 반드시 하늘의 이치로 깨인 자 있으니. 그의 몸은 야위었지만 그의 정신 언제나 살아 빛나고 있었다. 그의 발자국마다 눈물겨운 역사 딛고 세속의 나태를 개운히 떨쳐버린 눈. 그 승화된 높은 의지로 화살처럼 빛나던 눈빛. 그 눈빛 쏘며 산정 위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사람. 그 정신의 빛으로 땅속 깊이 솟구쳐 나오는 형형한 눈동자 있었다.

강은 다만 말없이 그 사람 위해 순한 살결 위로 새 길을 열어줄 뿐. 강위로 시간을 나르던 순간마다 붉고 뜨거운 피 감싸 안았다. 아침이 오고, 밤이 오고, 또 새벽이 왔다. 눈물겨운 역사마다 삼켜 견디며 이승을 뚫어버린. , 지고한 인간정신 미. 강은 그 빛을 받아 품고 새로운 강을 낳았으니 강의 새끼들 꼬리에 꼬리 물고 태어났다. 갓 태어난 강은 싱싱한 물살 일구며 더 힘찬 금강으로 천리를 뻗어갔다. 김완하(시인,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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